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 이렇게 24시간 밤낮으로 더위에 시달리다 보니 이젠 체력적으로도 한계가 오는 듯하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발걸음이 천근만근인 것은 물론이고 하루 종일 집에만 누워있어도 피곤하긴 마찬가지다.
어쩌다 야외활동이 길어진 날이면 피로를 넘어 두통이나 어지러움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흔히 여름철에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우리는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한다. 찜통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철,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아니겠는가
우리가 ‘더위를 먹었다’고 표현하는 이 질환의 정확한 이름은 ‘열피로’(혹은 열탈진)다. 주로 더위로 인한 탈수나 체내 소금성분의 불균형으로 인해 열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위를 먹게 되면 우리 몸은 피로감을 느끼고 기력이 저하된다. 앞서 잠시 언급한 것과 같이 어지럼증과 두통도 열피로의 대표적 증상 중 하나다. 현기증으로 인해 메스꺼움을 느끼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실제 구토가 나오기도 한다. 장이 예민한 분들은 음식을 잘못 먹지 않아도 탈이 난 것처럼 복통이나 설사, 변비 등에 시달리게 된다. 식욕은 급격히 저하되고 탈수증상으로 인해 심한 갈증을 느껴 물을 계속 마시게 된다.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기립성 저혈압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땀을 심하게 흘리게 된다. 근육에 쥐가 나거나 이유 없이 팔·다리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도 더위를 먹었을 때의 증상 중 하나다. 열피로는 다소 고생스럽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 몸에 심각한 타격을 주진 않는다.
다만 이 같은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특히 더위에 취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의 경우 열사병·열경련 등 심각한 질환으로까지 발전할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위 먹은 증상, 열사병 일사병 차이
열사병 증상은 체온이 40도 밑으로 떨어진다. 의식이 비정상이며 발작, 경련, 어눌함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또 저혈압 증상과 맥박이 빨라지고 심한 탈수 현상이 나타난다. 이어 땀은 많이 나는데 건조함을 느끼고 구토, 설사, 급성 신부전, 간 기능 부전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일사병 증상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른다. 의식은 정상이며 30분 이내 완전히 회복되는 어지럼증 증상이 나타난다. 호흡과 혈압은 정상, 약하게 탈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땀이 많이 나며 구토, 두통, 피로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더위를 먹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먼저 그늘 등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때 갑작스럽게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직접적으로 맞게 되면 체온조절이 어려워 상태가 더욱 악화할 수 있으므로, 자연 바람을 쐬거나 선풍기를 먼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몸에 꽉 끼는 옷을 착용한 상태라면 혈액순환이 원활히 될 수 있도록 벨트나 단추를 풀어 느슨하게 만들어주도록 하자. 같은 이유로 더운 여름에는 스키니진 등의 꽉 조이는 옷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시원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면 이온음료나 설탕물, 소금물 등을 섭취하도록 하자. 단, 더위를 빨리 해소하기 위해 너무 찬 음료를 섭취하게 되면 반작용으로 체온이 올라가게 된다. 적당히 미지근한 온도의 음료를 섭취하게 되면 갈증해소와 함께 어지러움과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수분이 많은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것도 좋다. 특히 수박과 오이는 수분이 많을 뿐 아니라 체내의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해 더위를 먹었을 때 섭취하면 좋은 음식으로 가장 많이 꼽힌다. 다소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는 꼬박꼬박 잘 챙겨먹는 것이 좋다. 소화가 어려운 육류나 밀가루 음식은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열피로를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 이때 음식을 천천히 오래 꼭꼭 씹어 먹는 것이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