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겨울, 홍콩 거리의 사람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영상이 연일 뉴스를 통해

흘러나왔어요. 바로 사스라는 신종 감염병 때문이었어요.

사스(SARS)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줄임말이에요. 사스에 걸리면 심한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며

숨 쉬기가 힘들어요. 심각한 폐렴으로 발전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어요. 사스는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질병이라 치료제나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 두려움에 빠졌어요.

 

사스는 2002년 중국 남부의 광둥 지방에서 처음 생겨난 것으로 알려졌어요. 조니 첸이라는 중국계 미국인 사업가가 이곳을 다녀간 뒤 사스에 감염되었고, 베트남에 머무는 동안 증상이 발생하여 홍콩의 병원으로 옮겨졌어요. 그와 함께 비행기에 탔던 사람들, 같은 호텔에 묵었던 사람들, 또 그를 치료했던 의료진들이 감염되었으며, 사스는 전 세계적으로 퍼지게 되었지요. 특히,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베트남 등의 아시아 지역과 캐나다,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스에 걸렸어요. 약 7개월 동안 32개국에서 8,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 가운데 774명이 사망했습니다.


사스를 일으킨 것은 사스-코로나 바이러스로 밝혀졌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태양의 코로나(태양을 둘러싸고 있는 대기의 가장 바깥층으로, 빛이 삐죽삐죽 퍼진 모양을 하고 있음)와 비슷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는 닭에서 처음 발견된 것으로, 소나 돼지 같은 일부 동물에게 매우 치명적인 바이러스예요.

하지만 사람에게는 가벼운 코감기나 설사를 일으키는 정도지요. 사스-코로나 바이러스는 바로 이 바이러스의 돌연변이였어요. 코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서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돌변한 거랍니다.

바이러스는 입자가 매우 작기 때문에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사람에게 접촉하면 쉽게 전파돼요. 그래서 환자를 격리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요. 사스는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하고 건강한 사람은 회복률도 높아요. 하지만 노인이나 어린이,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매우 위험할 수 있어요.

또한 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체가 퍼지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고 범위도 넓어졌어요. 사스 바이러스가

 6개월 만에 30여 개 나라에 퍼진 것을 보면 그 전파 속도가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한지 알 수 있어요. 때문에 각 나라에서는 공항과 항만의 검역을 강화하여 환자를 최대한 빨리 격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답니다.

2013년 초, 제2의 사스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사스 병원체와 비슷한 새로운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동 지역에서 발견되었다는 경보령이 내려졌어요.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돌연변이를 만들어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고, 의학자들은 변종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요. 이렇듯 인간과 바이러스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어요.

 

사스는 누구에게 더 위험한가요?


감염병에 걸렸을 때 사망에 이를 확률을 치사율이라고 해요. 사스는 25세 이하의 젊은 사람들에게는 치사율이 1% 이하이지만,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무려 50%에 이르러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쯤 전 세계적으로 2,500만 명 이상의 엄청난 인명 피해를 가져왔던 스페인독감의 경우 치사율이 3% 정도였던 걸 보면, 사스는 매우 위험한 질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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